유병언 잡기
“악인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 악인의 길은 망하리로다” 지금 유병언은 이 유명한 말씀이 얼마나 적실한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 85일째인 현재까지 유병언은 오리무중이라는 사실은 당혹스럽기만 하다.
대통령은 유병언을 잡아야 원인을 규명해서 우리 사회에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불행이 계속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5번에 거쳐서 관계기관에 유명언 검거를 엄명했을 뿐만 아니라 전군을 동원했고, 심지어 반상회까지 동원하며 야단법석을 떨었으며, 언론은 이것을 연일 도배하다시피 보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구 청와대와 언론이 유병언 잡기에 세월호의 사건의 모든 것이 걸려있기라도 하듯 하는 것이 왠지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나만은 아닌 모양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물론이요, 외국의 언론의 눈에도 유병언 체포라는 단순한 문제로 한국이 국가 비상체제가 된 것이 이질적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윌스트리트저널은 13일“세월호의 일가 추적에 사로잡힌 한국”이라며 국가적 위기 상황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도보했기 때문이다.
왜 유병언 잡기가 이렇게 작위적으로 느껴질까? 우선 대통령이 말했듯이 유병언에게 세월호의 모든 문제가 걸려 있다면 왜 청와대와 당국은 예초에 그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에서 드러났듯이 평범한 시민의 통화는 물론 메일까지 감청할 수 있는, 아니 하고 있는 정보당국이 세월호의 원흉(?) 유병언은 놓아두었다는 말인가?
뿐만 아니다. 형제와 자식과 아내까지 잡아들여 멸족을 떠올리게 하며. 현상금이 모두 6억에 이르는 유병언의 혐의가 “특경법위반”이라는 점이다. 이 전단지 아래에는 “횡령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이라고 특정되어있다. 대통령이 유병언을 잡아야 모든 문제가 규명된다며, 유병언을 세월호의 원흉으로 취급한다면 유병언은 당연히 과실치사, 살인방조나 묵인내지 조장으로 지명 수배해야 맞지 않은가? 왜 자꾸 유병언 잡기가 지금은 이름도 가물가물한 강기훈을 분신조장혐의로 구속한“유서대필”사건과 매치되어 대비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유병언 잡기에 반상회까지 동원한 것은 웬지 유신시절을 떠올리게 하며, 통치자의 마인드가 권위주의적으로 느껴지게 할 뿐만 아니라, 무언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강요한다. 유병언이 세월호 침몰의 원흉이라고 해도 조난한 세월호 승객을 구조할 수 있는 소위 골든타임을 허송한 것은 분명 청와대를 비롯한 당국이라는 것은 이미 자인한 것이다.
따라서 이 비극이 반복 되는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정부가 구조의 적기를 허송한 원인을 성역 없이 철저히 규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일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력을 기우려야 마땅할 터이지만, 청와대와 당국이 유병언 잡기에 국력을 기우리고 있다는 사실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며 그 저의를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지금 국정조사에 임하는 청와대나 당국과 여당의 태도는 이런 의심에 충분히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므로 청와대와 당국과 여당은 이제 유병언 체포는 경찰과 검찰에 맡기라. 군은 국방이라는 본연의 자리로 돌려보내어 귀순벨이 조롱을 당하는 수치를 면케 하고, 왜 이 정부가 세월호 구조는 구호에 불과하고 속수무책이었는지를 철저히 규명하고 서두르지 말고 국민의 여망과 지혜를 모아 졸속이나 면피가 아닌 확실한 대책을 세워주기를 요청한다.
권력과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거룩하고 명예로운 본분과 의무를 가졌다. 이것을 전제로 국민은 통치자와 국가와 정부에 권력과 특권을 부여하고 돈을 내며 국가의 권위에 복종한다. 성경은 왕이 백성을 위하여 대신 적과 싸우는 것을 조건으로 백성이 왕에게 권력을 위임하고 그의 종이 되기로 계약했다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위정자와 국록을 먹는 이들은 국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생명을 바치는 것을 본분으로 하며 이를 영예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침몰한 세월호에 들어가기를 꺼리고 외면한 해경이나 구조보다 행정에 우선하고 구조가 아니라 구난에 치중하며 보신이나 하며 국민들에게 입 서비스나 한 위정자와 관료들은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저버렸다는 점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는 주권자로서 당신들에게 이 정부가 구조의 적기를 놓친 이유를 분명히 규명해서 처벌할 것을 명할 권이 있다. 그럼에도 국민 된 도리로 통치자와 당국에게 속히 그리고 철저하게 정부의 책임을 규명하여 책임질 자들은 책임지게 할 것을 겸손히 청원하고 호소하며 희망하는 바이다.
그래서 악인은 반드시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되고 악인의 길은 망한다는 진리를 입증해주기를 희망한다. 악인이 발붙일 수 없는 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다시는 이 땅에 세월호의 눈물이 흐르지 않게 하는 근본일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유병언과 몇몇 인사들을 처벌하는 것으로 당신들과 당신들의 정부가 한 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또한 분명히 알아두시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당신들에게 좋은 약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