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la 2012. 3. 3. 00:13

 

 

 

 

이천에서 사역을 시작한 후 두 번의 삼일절을 맞았습니다. 저는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감사한 것은 삼일절이 되면 기독교연합회에서 기념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 지역의 한 목회자가 삼일독립운동과 관련해서 순국한 역사가 이런 좋은 전통을 만들게 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삼일절을 당해서 정부를 비롯해서 여러 기관과 단체들이 삼일절을 기념했습니다. 삼일절을 기념하는 자리마다 독립정신과 애국충정은 넘쳐났습니다. 일본을 향 하여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북한을 향하여서도 인권을 거론하며 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신세대가 삼일절에 국기를 계양하지 않고 삼일절을 휴일로 삼는 것을 걱정하고 나무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이렇게 삼일정신을 외치고 자존과 정의, 통일을 외치는데도 왠지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 그것은 삼일정신과 민족자존과 통일과 번영을 외치지만 정작 이 나라와 사회를 주도하는 것은 독립 세력이 아니라 오히려 친일세력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독립 운동가를 고문하던 인사들이 해방 후 권력자들이 되어 단상에서 독립 운동가를 표창하던 웃지 못 할 일은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은 지금 이름을 바꾼 어느 정당을 말할 필요조차 없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 정당이 그렇게 민족의 위대한 영도자로 추앙하는 분이 만든 “공화당”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무릇 정당의 명칭은 이념을 표방해야 하고, 이 정당이 보수주의를 표방한다면 공화당은 이 당의 가장 좋은 이름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추앙해 마지않는 분이 만든 당이 공화당이므로 당연히 공화당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당은 이전의 민주니 진보니 하는 명칭을 자기들의 정통성으로 사용하는데, 유독이 이 정당이 자기들의 본류인 “공화당”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쿠테타와 유신으로 대변되는 반민주적 독재의 유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표심에 영향을 줄까봐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쓰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오해는 마십시오. 저는 지금 정치에 대해서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개”에 대해여 말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역사의식과 과거의 청산이 없다면 어찌 조국이 비전이 있겠습니까? 프랑스와 독일을 보면 이것이 명백해집니다. 진정한 삼일정신의 계승은 과거의 청산이 선행해야 가능합니다. 따라서 저는 교회가 먼저 회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직 조국교회는 신사참배를 온전히 회개치 않았습니다. 일제의 영향으로 한국교회는 권력에 기대는 현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회개하고 회개를 외치고 회개의 감화력을 초대교회와 같이 가진다면 이 민족이 회개에 이르리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이 땅에 “유쾌하게 되는 날이 주 앞으로부터 이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님이 삼일절기념예배보다 회개를 더 기뻐하신다고 믿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회개를 일으키는 감화력이 모자라는 목사임을 부끄러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