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la 2016. 12. 4. 19:58

 

 

   가을 정취를 찾기에는 월악산 송계만 한 곳도 없습니다.

   산곡의 조붓한 길 양쪽에 줄지어 나타나는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 과수원이며

   월악산의 산세,

   그리고 단풍과 호젓한 산책로

   여기에다가 여타 유명 관광지와 같이 

   인파로 북적이지 않아서

   호젓하고 오붓해서 좋습니다.

   맛있는 송어집도 있구요.

   이런 이유로 우리 부부는 늦가을이면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송계를 찾습니다.   

 

 

 

  미륵사지를 지나면 송계로 넘어가는

  지릅재 초입 양켠으로 줄지어 나타는 사과 밭이

  가을의 정취를 더합니다.

  작년에는 이곳에 친구네 부부와 함께 사과 수확을 잠시 도왔지요.

  사과 향기 끝내 줍니다.

 

 

 

 

 

금년은 산의 단풍은 늦고

송계로의 단풍길은 아직 일러 미처 물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약간 푸른 빛과 물들어가는

단풍빛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은 이 단풍이 볼만했었지요.  

 

 

 

 

  

   이곳은 와룡대 용소 위 계곡입니다.

   송계는 저희 부부가 머리 식힐 일이 있으면 가끔 찾는 곳입니다.

   2년전 아내에게 힘드는 일이 있을 때

   아직 겨울의 자취가 남은

   봄이 오는 이 계곡을 찾았었지요.

   아내가 힘드는 일을 이기고

   이렇게 이곳에 다시 서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송계에서도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것은

   우선 이곳이 주차하기에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수려하고 빼어나지는 않지만

   물과 숲과 골짜기가 참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봄이면 봄이 오는 기운과 정취를

   여름이면 녹음과 어울리는 계곡의 시원함을

   가을이면 가을의 단풍과 애잔한 우수를

   그대로 느끼게 하는

   참 마음이 편해지는 곳입니다.

 

 

 

  저 자그막한  폭포

  양편으로 갈라지는 아련한 계곡

  그리고 암반 위의 바닥이 보이는 맑은 소

  주변의 바위와 숲과

  단풍과 물빛이

  물소리 바람소리와 어울려

  잠시 숨을 돌리고 가라고

  부르는 듯도 하지요?

 


 물위에 비친 숲과 단풍빛

 물가에 떨어 쌓이고

 물 따라  흘러가는 낙엽이

 흐르는 시간을 보게합니다.

 그 속에 함께 흐르는

 제 인생도 말입니다.

 

 30대 말 목회가 초반을 넘을 때

 형제같이 지내던 친구목사 다섯 가정이

 우리교회 차로 철쭉이 한창이던  

 이곳에 와서 고기도 구어 먹고

 공도 찼던 곳입니다.

 

 그런 우리가 이제 육십의

 절반에 이른 사람으로

 이렇게 여기 서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정과 낭만은

 아직도 그 시절 같습니다.  

 

 

 

 덕주골 인근 도로변의

 노랗게 익은 감나무가

 고향을 그립게 하는 늦가을 입니다.

 아! 어릴적 수시로 매달리던

 감나무에도 추억이 노랗게 익었을까요?

 이제 내년 봄이 오는 날이나

 아니면 사과가 익는 날이 그리워지면

 다시 이곳을 찾을까요?

 감나무에 금년 가을 추억 하나를

 매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