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진 달 래
-라인권-
아직은 바람시린
쌀쌀한 시절에
흔하디 흔히 태어나
이 강산 그 어디나 지천인
귀하지도 못한 넌,
그리스도인을 닮았는지
세상은 무얼 그리 못마땅해
저만큼 한데 두고 밤새 얼리다
한 낮의 바람마자 야멸치게
쌀쌀히 구는가?
화려하지 않게 연히 붉은
네 모색이 오히려 고와
시샘을 받는 가녀린 넌,
힘없는 네 땅의 주인을 닮아
한 깊이 묻은 가슴
내연으로 타고 타올라
저토록 애잔히 하얀 미소로
붉게 붉게 사랑을 피우는가?
네 서러운 시절 가실만 하면
봉긋 돋는 새 잎 그리 애틋해
차마 보지 않으려 듯
새잎 채 피우기 전
네 붉은 영광 홀홀히
발아래 지우는 넌,
아직도 선연한 붉은 피 뿌리며
밀알로 이 강토에 떨어져간
순교자를 닮았다.
아침 산책길에서 찍은 설봉공원의 진달래꽃.
지금 설봉공원에는 벚꽃과 개나리도 한창입니다.
꽃 떨어진 자리에 잎이 돋아나면
봄은 저만치 가고 여름이 올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