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써가는 시편

단 풍

아브라함-la 2025. 2. 14. 12:28

 

 

추억이 먼 산정에 내리면

기억의 능선들을 타고 내려오며

그리움이 물들어 온다.

 

살아온 생 사부 능선까지

더듬어 내려온 감회에

회한이 황혼 빛으로 물든 날

빈 들녘이 된 가슴에

고독이 내려와 물들면

 

생의 뜨락은 온통 영락에 물들어

울안의 감나무 같은 남은 생에

이생의 빛 희미하게 잦아들면

 

노인이 아니어도

문득 가을빛으로 물드는 자신을 보며

겉으로 웃으나 속으로 울 것이다.

 

삶의 풍상 영욕이 깊을수록

입은 은혜는 깊고

생은 더 고운 빛으로 물들지라도

인생은 허허하고 애틋하다.

 

단풍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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