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써가는 시편

버드나무 앞에서

아브라함-la 2024. 3. 28. 17:27

- 수습하지 못한 초겨울의 학살이 즐비한 들판에 봄을 선각한 연둣빛으로 봄을 깨우는 선구자 버드나무 -

 

     

겨울의 학살이 즐비한 들녘은

해동을 시샘하는 한파로

아직 봄은 아득한데 

너  홀로 봄기운에  푸르게 깨어

꽃 나라를 선구하나!

 

- 춘추에 부는 뭇 바람도 저 실가지는 꺾인 적 없다 -

 

모질게 온 화류花柳의 날 쉬이 가고

하절의 광포한 비바람에

송백도 속절없이 꺾이는데

가녀린  네 가지  그 어디에 지조 있어.

꺾지도 꺾이지도 않는가?

 

아! 가을의 풍요는 속임이었나?

소슬바람이 생명의 빛 거두는 날

솔잎마저 물들어지는데

동장군 서릿발에 끝까지 항거하다

  떨어져도 푸른  네 충절이 거룩하다.

 

 

내 문득 선지자로

네 앞에 부끄러워하다

포은이  너를 두고

여러 번 시를 읊은 뜻 알듯하여 

내 다시 신발끈 고쳐 매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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