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써가는 시편

능수버들

아브라함-la 2024. 3. 28. 17:46

 

능수버들

                            - 라인권 -

송죽의 명성에

능수야 서운해 마라.

춘설이 분분한 때

너 홀로 깨어 연두로 

봄날을 열고

 

- 동면을 채 깨지 못한 숲속 산버들 가지에 푸른 봄이 먼저 열었다 -

 

 

기개 높은 송백이야

광풍에 꺾이지만

춘추春秋에 부는 뭇 바람에도

네 여린 실가진  꺾인 적 없고

 

 

솔잎도 물들어지는 날
동장군 서릿발에 끝까지 항거하다

떨어져도 푸른 건

너뿐인가 하노라!

 

- 수습 못한 초겨울의 학살이 즐비한 들판에 선각자 능수 버들이 홀로 봄날을 깨우고 서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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