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눈물은 그친 것이 아니다. 침몰한 세월호에 아직도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들의 억울한 주검들이 우리의 관심과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제 세월 호에 대한 관심과 분노는 지방선거에 함몰되어가다 브라질 월드컵의 함성에 묻혀 마치 해저의 세월호에 매달려 맹골바다에 외로운 리프트 백 처럼 기억의 수면위에 가물거리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 자판 앞에 켜둔 TV에서 막 터진 우리 대표 팀의 첫 경기 선제골에 대한 들뜬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고막을 때리지만 이상하게 내겐 푸른 잔디구장의 흰 볼 만큼이나 선명하게 세월호의 리프트 백이 떠오르고 자꾸만 눈에 밟혀 든다. 그래서 지금까지 자제했던 펜을 이제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침몰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 구조·탐색지원에 나선 군(軍) 현장구조지원본부는 침몰한 여객선이 부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리프트 백(공기주머니)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18일 "수색·구조 작전에 투입된 해군 잠수사들이 세월호가 부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리프트 백 1개를 선체에 걸어놓았다"며 "추가로 35t급 리프트 백을 25개까지 설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세월호가 침몰하여 해수면위로 위태로이 선수를 내밀고 있을 때에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언론들이 세월호에 “공기주머니” 두 개를 매달아 놓은 것을 중계하며 쏟아낸 보도들이다. “리프트 백”으로 불리운 이 “공기주머니” 두 개야 말로 이번 세월 호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가장 상징적인 물건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 공기 주머니와 같이 세월 호에 대한 모든 것은 “애드벌룬”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최대의 여객선으로 일컬어지는 세월호 자체와 그걸 운영하는 이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애드벌룬이었지만 우선 이 땅의 언론들은 애드벌룬에 불과했다. 언론은 세월호에 공기주머니 두 개를 매다는 걸 “세월호의 부력을 유지 할 수 있도록”이라고 중계했다. 해군이 그 공기주머니 백 개를 매달았으면 세월호의 부력유지 했을까? 정작 그 시간 그 노력을 구조에 드려야 하지 않았을까? 언론은 이런 질문마저 던지지 않고 마치 스포츠 경기 중계하듯 정부를 띠우기에 급급했다. 사실 그건 부력 백이 아니라, 침몰 위치를 알려주는 부표를 설치 한 것이며, 이건 구조보다 구난에 더 관심이 있었다는 입증이었다. 섭섭하겠으나 이렇게 세월 호에 대한 언론은 손석희의 뉴스 외에는 애드벌룬, 즉 “뻥”에 불과했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침몰 다음날 진도 체육관을 찾아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조를 다짐하고 약속했다. 대동한 관련 부처의 관리들에게 이 임무를 이행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책임을 지고 옷을 벗어야 할 것”이라고 엄히 다그쳤다. 나는 대통령의 이 말 자체는 호리도 거짓이 없다고 확신한다. 대통령은 진정 한 사람도 배에 두지 않고 구조하기를 원했을 것이며, 이 참사를 부른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이들과 구조를 소홀히 하는 해당 관리들이 있다면 옷을 벗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대통령의 약속과 으름장도 결국 애드벌룬에 불과했다. 우선 대통령이 구조를 엄명했지만 화재가 나면 불속에 뛰어드는 소방대원과 같이 실제로 침몰한 세월 호 안으로 들어갈 준비된 팀도, 장비도 기술도 없었기 때문이다. "해경이나 해군은 당시 상황에서 잠수할 장비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사고해역과 같은 환경에서 잠수를 해서 구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 돼 있다" 이것이 언딘의 기술 이사가 당당히 언론에 한 말이다. 그래서 해경은 어딘과의 유착 때문이 아니라 언딘을 불렀다고 변명했고, 그 언딘은 구조가 아닌 구난을 염두에 둔 작업만을 진행해 왔다, 시스템이 없는데 구조하라는 대통령의 명령은 공허하기만 하다.
대통령은 집권하며 공약대로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칭했지만 “안행부”는 이름만 안행부일뿐 실제 상황에서 “아무것도 행할 수 없는”이거나 당연히 해야 할 것을 “안 행하는” 탁상공론의 “안행부”이었다. 대통령은 안행부라는 이름만 만들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의 공약도, 안행부도. 현장에서 약속도 다 애드벌룬에 불과했다. 이러니 해경이나 안행부가 얼마나 애드벌룬이며 에드벌론을 띄웠는지는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애드벌룬스러운 것”은 대통령의 반드시 책임을 물어 옷을 벗기겠다는 으름장이었다. 대통령은 구조가 불가능해지고, 국민의 공분이 하늘을 찌르자 “차제에 국가를 개조”하겠다며 해경을 해체하고 그 조직을 처벌 받을 제일 당사자인 안행부에 이관했다. 이로 해경은 이름만 바꾸고 자리만 옮겼지 실제적으로 책임진 것은 없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엉뚱하게도 잘하고 있는 소방청까지도 안행부에 복속시켜 버렸다. 이것은 벌 받을 데 상을 주고 상 받을 데에 벌을 준 게 아닌가? 이러니 대통령의 책임지게 하겠다는 으름장은 완전 애드벌룬인 셈이다.
지금도 정부는 이번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일에는 지리멸멸이고, 구조를 지연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부기관과 관리들을 처벌하지는 않고, 취항해선 안될 세월호를 취항하게 한 한국선급 같은 곳은 건재하며, 소방청은 안행부에 부속되게 하고 있는 중이다. 반면 잡아서 벌주면 끝날 유병언 잡기 같은 단순한 일에는 반상회까지 동원하는 등, 국력을 기우리고 있는 중이다. 지금 국력을 기우려야 할 일은 사고 원인과 구조지연의 진상을 조사하여 규명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우선할 일보다 우선하지 않을 일에 국력을 기우리고 언론이 연일 대서특필 하는 것이야 말로 국민의 여론을 호도해 보려는 애드벌룬은 아닐까?
정치권 역시 애드벌룬이다. 여당이야 그렇다고 해도, 야당도 실제적은 구조책은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 구조 골든 타임을 놓치고 있어도 야당이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왜 구조를 지연하느냐고 구조를 독촉하지도 못했다. 지금도 청와대 일방의 졸속 대책만 존재할 뿐 제2의 세월 호의 참사에 대한 선진국 수준의 대안이 정치권에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므로 이제 제발 세월호의 애드벌룬일랑 내려 주기를 바란다. 지금 이런 당신네들에게 우리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다. 단지 119와 같이 재난 상황에 실제로 투입해서 국민을 물에서도 불에서도 건질 수 있는 특수임무를 이행 할 수 있는 조직하나 만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주기를 희망할 뿐이다. 막말로 해군에서 사고나도 민간 회사에게 구조해달라고 할것인가? 언필칭 60만 대군을 운용하는 대한민국에 재난 상황에 대처할 특수조직이 없다면 소가 웃을 일이 아닐까?
아직 실종자가 배안에 있는 세월호의 침몰 위치만을 알려주고 있는 세월호의 리프트 백은 이제 부력주머니라는 과장했고, 왜곡한 이미지를 벗고 “부표”라는 본색으로 그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청와대와 정부와 유관기관, 그리고 정치권과 언론은 세월호의 처리와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들이 부표를 부력유지 리프트 백이라고 하는 식으로 지금도 애드벌룬을 띠우지 않는지 정직하게 성찰하기를 주문한다, 저 세월호의 부표는 무엇보다도 지금 강구하고 있는 대책이 애드벌룬이 아닌지를 무성의 대성으로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우리 영해 어디에 결국은 또 다른 리프트 백이 떠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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