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과 세밑인데 우리사회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문제가 중심이 되어 살얼음판 같은 정국입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을 법대로 수사하려는 검찰 총장과 지검장이 밀려나게 되자, 드디어 천주교 쪽 사제들이 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기에 이르자, 개신교의 성직자 단체들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되자 천주교 쪽에서 대선부정을 규탄하는 신부들을 종북 좌파 사제라며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개신교의 일부 보수주의자들도 좌파 종북 성직자들은 물러나라고 소리를 높이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한국교회의 모습은 마치 아합이 길르앗 라못으로 올라가 아람과 싸우려고 나가려고 할 때 선지자들이 두 편으로 갈려서 한편은 올라가 싸우는 것이 하나님의 계시라고 주장하고 미가야 선지자는 혼자서 반대 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한편의 사제들과 목사들은 대통령이 국가기관 대선개입을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정의라고 하고 있고, 한편의 성직자들은 대통령을 위하여 기도하고 협력하는 것이 옳다고 합니다. 그래서 순진한 교인들은 당혹스럽고 어느 쪽이 옳은지 혼란스러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어느 쪽이 옳은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첫째, 어느 쪽이 손해를 보느냐가 기준입니다.
권력자를 지지하는 것은 이익이 따르고 최소한도 불이익이나 손해 볼 위험이 없습니다. 물론 정당하고 정의로운 권력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그 반대로 기득세력이나 불의한 자들의 위협이나 미움을 받을 수도 있고, 순수하게 지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권력자를 비판하고 거슬려 권력과 맞서는 것은 불이익을 각오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 손해 보는 쪽이 옳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박해와 불이익을 무릎 쓰는 것은 진정성이 보이기 때문이지요. 거짓선지자는 항상 이렇게 손해나는 일이나 고난을 자취하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참선지자는 권력의 불의에 바른 소리를 하여 고난을 자취했다는 것을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둘째, 현안이나 사건이나 문제가 선이냐 악이냐가 기준입니다.
즉 국정원을 비롯하여 경찰, 보훈처, 심지어 군대까지 대선에 개입한 것이 전제주의나 독재국가라면 몰라도 민주국가에서 선입니까? 아니면 악입니까? 악이라면 말하지 않는 것이 악일 것입니다. 성경은 옳은 것은 옳다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 하고 하십니다. 복 있는 자는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는 것이요, 악한 것은 모양이라도 버리는 것입니다. 의로운 정권을 지키는 것은 선이지만 불의한 정권을 위해서 기도하고 협력하는 것은 선이겠습니까? 최소한도 한국교회가 선악은 분별해야 교회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셋째, 접근하는 태도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냐는 겁니다.
국가기관들의 대선개입이 없었다고 주장하다 지금 정부와 여당은 대선에 개입했다는 범죄가 드러나고 밝혀지면 그때 마다 반복하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게 “개인적인 일탈”이라는 주장입니다.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여기는 특성을 가진 특수한 국가기관에서 대선개입과 같은 중대한 일을 개인적인 일탈로 했다는 것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일까요? 그 말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들리나요? 그리고 국가기관 대선개입을 비판하고 책임을 묻는 개인이나 단체들은 무조건 종북 좌파라고 딱지를 붙이는 것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입니까? 심지어 시대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성직자들에게 조차 종북 좌파이고 척결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냐는 겁니다. 오히려 그 이지미가 파시즘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까?
무엇보다도 그것이 영적이냐는 기준입니다. 다른 말로는 그것을 하나님의 영이 원하시는 것이냐 입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 즉 성령은 의로우십니다. 그래서 이 하나님의 영이 임한 메시야는 의와 평화의 왕이십니다. 따라서 이 하나님이 영이 있다면 하나님의 마음으로 죄를 미워하고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루살렘과 사마리아에 권력자들과 부자들의 불의와 착취가 만연했을 때 선지자 미가는 "오직 나는 여호와의 영으로 말미암아 능력과 정의와 용기로 충만해져서 야곱의 허물과 이스라엘의 죄를 그들에게 보이리라"(미3:8)고 외치며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혀 착취자들에 사자후를 토했습니다.
이게 성령 충만 입니다. 이게 영적인 것입니다. 이걸 교회의 영성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영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마음으로 악을 견디지 못하고 악을 대적하여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이 하나님의 마음으로 선을 기뻐하고 죄를 미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열심으로 죄를 미워하고 죄와 싸우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영과 하나님의 마음이 없거나 하나님의 영을 잃어버린 증거일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성령충만을 외치지만 사회적 불의를 외면만 하는 것은 영적인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을 상실한 세속화 된 교회가 되었다는 입증일 것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우리 한국교회가 영적인 교회요, 살아 있는 교회인지를 분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이 영적인 기준으로 볼 때 지금 분열된 한국교회 어느 쪽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있으며, 어떤 성직자들과 어떤 교회가 영적이요, 바른 교회라고 믿습니까? 나는 국가가관 대선개입 문제보다 한국교회가 더 염려됩니다. 교회는 진리와 양심의 최후보루입니다. 교회가 의롭고 영적이라면 결국 국가의 불의를 치료할 수 있지만 교회가 의롭지 못하고 영적이지 못하면 세상에 대안이 없는 말기 현상이라는 것을 기억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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