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가을저녁”이라는 뜻이지요. 가을이라는 말과 저녁이라는 이 두 단어는 서로의 이미지에 신비한 조화를 이룰 뿐만 아니라, 서정적이고 낭만이 넘치는 명칭이지요. 만약 “추조秋朝”라고 했다면, 그 어감은 물론 한해가 기우는 가을의 이미지는 놓치고 말겠지요. 저는 이번 추석에 추석이라는 작명을 한 우리 조상들의 문학성과 서정에 처음 탄복했습니다.
릴케는 “주여 지난여름은 위대했습니다!”라고 읊었지만 금년여름은 잔인할 정도였습니다. 그 여름도 우리의 치열한 추구를 멈추게 하지는 못했지만, 어제 밤에 뜬 달을 보는 데는 어느덧 한기를 느낄 정도였습니다. 이제 잠시 가쁜 숨을 고르고, “추석”이라는 서정이 넘치는 작명을 한 조상들의 여유와 서정을 찾을 때가 이르렀습니다.
이번 추석 보름달을 보며 이 삶의 여유를 찾으시고, 삶을 주신 하나님과, 삶을 함께한 가족과 이웃들에게 감사의 정을 나누며, 모든 가족들과 함께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추석이 되시기를 삼가 축복합니다.
가을저녁 이천에서 라인권목사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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