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고의 해변 휴양지인 나트랑” “아름다운 정원과 호수로 사랑받는 베트남의 작은 파리” 베트남의 나짱과 달랏에 대한 사전적인 예찬들입니다. 이곳을 3박5일일정으로 지난주에 시찰회 목사님들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다녀왔습니다. 그러나 이 기대에 부풀하게 하는 예찬의 나짱과 달랏 여행은 “주마간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 여행이 “주마간산”이 된 것은 우선 무리한 일정 탓입니다. 월요일 저녁 비행기로 출국해서 나짱에는 현지시간 자정 무렵에 도착해서 숙소에서 짐 풀고 자리에 든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새벽두시였고, 귀국 길은 자정 50분에 탑승해서 비행기에서 일박을 하는 거여서 매우 피곤한 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정의 장소가 나이 많은 이들에게는 별로인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나트랑에서 하루는 유명한 빈펄랜드에 케이블카를 타고 건너가서 하루해를 보냈는데 참 고달픈 하루해가 되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은 돌고래 공연 외엔 할 만 한 것도, 볼만 한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살갗이 타는 듯 한 남국의 햇살은 "요나의 혼곤"함과 불평이 무엇인지를 실감케 해주었습니다. 이곳은 이제 내가 늙은 축에 속한 다는 것, 그래서 가버린 젊음을 그립게 해 준 곳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십대 시절을 생각하면 야자수 해변의 그 낭만적인 바다를 강건너 불보듯 하지 않았을 터이니말입니다.
사실 제가 기대한 곳은 “영원한 봄의 도시” “정원과 호수의 도시. 베트남의 파리”로 불리 우는 달랏 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정원의 도시에서 정작 아름다운 정원은 보지 못했습니다. 가이드는 우리 일행을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불교사원과, 놀이기구 같은 전기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 폭포하나를 구경시키고 나서는 도자기 파편으로 장식한 절과 도깨비 집 같은 곳을 구경시켰습니다.
그래서 영원한 봄의 도시, 정원의 도시, 베트남의 파리로 불리우는 이곳에서 아름다운 정원도, 프랑스 풍 도시와 거리와 건물은 보지 못했습니다. 달랏에 대한 제 이미지는, 버스로 두 시간 반 정도로 오르고 내리는 산악도로의 풍광과, 고산지의 커피 밭과, 채소를 기르는 비닐하우스, 쭉쭉 뻗어 우거진 소나무 숲과 닷랏의 그 코발트 빛 하늘과 맑은 공기와 선선함이 전부입니다.
이렇게 끝난 이번 베트남 여행은 여행에도 사전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새삼 점감했습니다. 달랏을 보려면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를 공부했다면, 달랏의 정원과 프랑스 풍 거리와 건물을 꼭 보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달랏은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를 실감케 하는 곳입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베트남을 지배하며 이 서늘한 고원지대를 마치 미군들이 필리핀의 바기오를 휴양지로 개발한 것 같이, 그네들의 휴양지로 개발하여, 호수와 정원, 그리고 아름다운 거리와 건물들을 지었습니다. 이 달랏을 개발 할 때에 프랑스 인들은 이곳에서 천년만년 누리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저 유명한 “디엔비엔푸전투”에서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하고, 베트남에서 물러나자, 그 달랏은 베트남 사람들의 것이 되어버린 겁니다. 이렇게 이 세상나라는 주님의 나라가 임하면 다 헛것이 되고. 주인이 바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이 오는 나라를 표준 하여 사는 것입니다. 이것만이 지금을 영원한 것으로 만드는 구원의 길인 것입니다. 이 진리를 절감한 것은 이번 여행의 은총일것입니다.
그리고 여백의 감사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가 간단한 강론을 했습니다. 민10:29-36을 본문으로 달랏을 오르는 버스 안에서 하나님, 말씀, 교회와 가족과 함께, 그리고 친구와 함께하는 목회라는 강론을 했습니다. 이 본문에서 모세처럼 가족과 함께 하는 목회를 강조했는데 이게 한 분에게 은혜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이튼 날 목사님 한 분이 저를 찾아와 감사를 전했습니다. 사모님과 관계가 불편한데 목사님 말씀에 가책을 받고, 사모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셨습니다.
참 뜻밖이었습니다. 흔들리는 버스 안의 그 간단한 강론이 목사의 한 가정을 새롭게 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이게 하나님의 은혜이지요. 하나님은 나귀로도 말씀하시기 때문이며. 또 그분이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들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이 사실 하나만으로 이번 여행도 본전은 뺀 셈입니다. 그러나 주께서 다시 기회를 주신 다면 봄과 정원의 도시 달랏은 제대로 한번 보고 싶습니다. 벌써 달랏을 오르는 산악의 이채로운 수림과 코발트 빛 하늘과 흰 구름, 그 신선 공기와 선선함이 소나무 숲과 함께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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