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노회교역자수회양회로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칭다오를 경유해서 정저우와 뤼양을 돌아보았는데 주목적지는 이 정주 인근의 숭덕산과 운대산을 관광하는 코스였습니다. 이 지역은 중국최고의 절경이나 비경을 자랑하는 곳은 아니지만 제가 매력을 느낀 것은 이 지역이 흔히 중원으로 일컬어지는 중국문명과 역사의 중심지이기 때문입니다.
타이항산맥의 동쪽 지역을 산동으로 서편을 산서로 칭하고 중국문명의 발원지인 황허 중심으로 하남, 하북으로 부르는 이 지역들이 중국(한족이 중심이 되는) 문명의 중심이며, 이 중원을 재패하는 이가 중국대륙의 주인이 되었고, 공자가 이 산동사람이라 것은 이곳이 중국정신의 본산임을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이곳을 보면 진짜 중국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의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황허 강과 천 년 전의 중국의 도읍인 뤼양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저우를 오가며 본 황허는 풍요가 아닌 피폐한 모습이었습니다. 황허의 중류인 이곳의 황허는 꽤 넓어 보이기는 했습니다만 여기저기에 모래 바닥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그런 곳은 종아리도 빠질 것 같지 않았습니다. 중류의 형편이 이러니 하류는 능히 짐작이 갑니다. 중국문명을 탄생시킨 황허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은 왠지 불안하고 서글픔을 느끼게 했습니다. 낙양도 용문석굴과 관우의 묘 외에 이렇다 할 유적이 없었습니다.
그 대신 칭다오에서 정저우와 뤼양에 이르기 까지 현대화된 도시가 있었습니다. 이 도시들은 하나같이 초고층건물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고층 아파트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어디로 가든지 도시는 공사 중이었고, 대단위 개발과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과 더불어 고속도로를 몇 시간 달려도 산이 보이지 않는 평야에 끝없이 펼쳐지는 보리밭, 그리고 그 많은 인구는 중국이 경제대국임을 실감나게 했고, 중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과시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이 번화한 중원 천지에서 교회건물은 하나밖에는 보질 못했습니다.
저는 이런 중국의 현재를 황허가 잘 대변하고 있다고 봅니다. 황허의 물을 댐에 가두고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로 뽑아서 중원의 들과 도시는 번영을 구가 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중국 문명의 탯줄이자 젓줄인 황허는 그 문명을 꽃피운 중류에서부터 바닥을 드러내고 날로 오염이 가중되어 겨우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 황허는 현재 중국의 번영과 몰락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의 대기 오염이 세계 최고라는 현실은 경제와 개발 중심의 사회주의가 중국의 양날의 칼이 되었다 걸 분명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 중국과 중국의 국력이 자신과 지구촌에 축복이 되려면 생명을 외경하는 정신과 복음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3박4일의 주마간산으로 본 중원이지만 이게 목사의 눈으로 읽은 중국의 현 주소이자 중국에 대한 우리의 영적 부담입니다. 이번 여행은 중국이 국제사회에 축복이 되도록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은 우리를 위한 일임을 새롭게 인식한 여행이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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